예화문

sms01
제목감사의 표현에 담긴 신비2025-12-23 12:46
작성자 Level 10
감사의 표현에 담긴 신비

‘고맙습니다’ 혹은 ‘감사합니다’ 라는 말은 다른 사람의 친절이나 사려 깊음에 대한 답례의 표현이다. 이미 오래전 북미 생활을 시작하던 시기에 가장 먼저 나를 변화시킨 것은 감사의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는 생활방식이다. 북미사람들은 자녀들이 세 살 정도만 되면 이웃의 작은 배려나 친절을 받는 일이 생겼을 때 부모들이 “이런 때 무슨 말을 해야 되지?“ 하면서 "Thank you" 표현을 어린 시절 교육의 가장 기본적인 개념으로 훈련시키는 모습을 흔히 보게 된다. 그리고 가정의 규율로 감사하다는 표현을 해야 할 상황이면 가족간에도 꼭 표현하게 함으로써 일찌기 몸에 배도록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감사의 진실한 표현은 쌍방 통행인 것이며 이를 잘 하는 것은 성장하면서 좋은 인간관계를 통해 보다 많은 친구를 만들고 행복에의 길을 발견하게 하는 일이라고 이곳 사람들은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감사를 통해서 어릴 때부터 이웃들이 자신에게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함으로써 세상을 향해 내적인 만족감을 지닌 긍정적인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일을 부모들이 적극 나서서 하는 것이다. 감사의 표시는 상대방의 선한 행위가 진실로 받아들여지고 이해되었다는 뜻이니 이런 의미에서 고맙다는 표현으로 일이 끝나는 매듭지음이 아니라 이때부터 새로운 시작을 하게 한다는 것을 나는 깨달았다.

감사의 표현은 친구, 혹은 이웃에게 그들의 행위가 자신의 삶의 가치를 높여주었다는 의미와 선한 것을 베풀어주는 마음이 있어서 힘든 때를 보다 잘 넘길 수 있었고 고통을 삼키는 일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는 의미가 있기도 하다. 동시에 ‘고맙습니다’는 말은 사랑과 보살핌이 크건 작건 간에 이를 수용한다는 뜻이기도 한데 이는 우리네 삶 속에 아주 작은 것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보임으로써 남이 베푼 사랑을 수용할 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암시해주는 일이기도 하다. 감사는 친절한 상대방의 삶 속에 자신을 초대해준 일에 대한 따뜻한 표현이다. 이는 즐거우면서 동시에 진실을 나누는 의미 있는 경험으로 인도한다.
감사는 다른 사람의 특별한 친절에 대해서 구체적 표현을 드러내는 일이요 그 표현이 상대방의 기억 속에 새겨지도록 함으로써 그 순간 창조적인 인간적 조화를 만들어 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사랑과 애정과 우정과 친절을 받아들임으로써 그들이 베푼 행위가 자신에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가를 알게 하는 것은 예술가의 작품에 공감하는 일과도 흡사한 것이다. 고맙다는 표현이 친절을 되돌리는 예술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이 베푼 사람의 사려 깊음과 친절의 진정한 의미를 새겨주고 전적으로 타인의 진심에 공감하고 참여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감사의 표현은 선행을 서로 격려하는 것이니 베풀고 받는 사람의 진심을 함께 나누는 일이 됨으로써 예술작품에의 참여와 마찬가지 의미가 있다. 예술이라는 것이 작가와 감상하는 사람 사이에 인생의 진실을 나누는 공동참여의 장이 아닌가?